스쿼트와 런지는 최고의 하체 운동들로 유명하다. 실제로 다른 운동들로 대체가 안 되는 걸 몸소 체감할 정도로 정말 효과가 좋았다. 그런데 분명 초반에는 운동이 잘 되는 것 같았던 것이 운동을 지속하다 보니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릎이 아픈 것이다. 특히 런지의 경우 엉덩이를 많이 쓰고 싶었는데 무릎이랑 허벅지만 아픈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초반에는 엉덩이 개입도가 높아서 다음날 엉덩이 근육이 굉장히 아파왔는데 그 느낌이 전혀 오지 않고 무릎만 아파왔다. 아무리 유튜브와 인터넷에서 올바른 자세를 알아보고 적용해 봐도 모든 방법들이 나에게 맞지 않아서 정말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말 한 3-4달 고생했다. 그러나 최근 정말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해서 이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무릎 통증 해결 위한 시행착오들
무릎 통증을 줄이는 자세 교정법으로 무릎을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게 하라는 말이 정말 유명하다. 그런데 나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게 분명해서 답답함만 증가되고 무릎을 여기서 더 집어넣어야 하는 건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이 본인 무릎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이 문제가 아니니 다른 문제를 찾으면 된다.
두 번째로 허리를 조금 숙여 각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었다. 무릎에 더 힘이 실리고 엉덩이 개입이 커지지 않았다. 오기로 여러 번 시도할수록 무릎만 더욱 더 아파와서 참 힘들었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 정보들을 찾아봐도 다들 비슷한 말들 뿐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아 답답했다. 이 정도 스트레스받을 거면 사실 그냥 pt를 받으러 가는 게 제일 빠르고 행복한 길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스쿼트랑 런지 때문에 pt를 받으러 가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이렇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 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알 수 없는 고집이 생겨나 pt 받는 것을 계속 미뤘다.
어떤 아마추어적인 조언으로는 신발을 신고 하니 귀신같이 무릎이 안 아프고 엉덩이 개입이 높아졌다는 정보도 있었다. 굉장히 야매스러운 방법으로 들리긴 하지만 당시 나에겐 이런 색다른 정보들이 너무나 단비같은 존재였다. 바로 희망에 차서 시도해 봤는데 맨발로 운동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껴졌다.
발 아치의 문제일까?
유튜브로 하도 스쿼트와 런지 자세를 알아보다 보니 추천 영상으로도 정말 온갖 자세교정 영상들이 뜨기 시작했다. 그중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발 아치 무너짐' 관련 영상이었다. 왜냐하면 어느 순간부터 엄마가 내 발을 볼 때마다 종종 평발 아니냐고 되게 큰 일 난 듯이 말해왔기 때문이다.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뭔가 잘못된 것처럼 심각하게 말했는데 내가 볼 때는 평발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발의 라인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매번 되물어봤었다. 근데 결국에 매번 탐탁지 않은 표정과 눈빛을 받은 채로 마무리돼서 뭔가 찜찜하지만 그동안 살면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뭔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여하튼 그런데 이번에 유튜브에서 발 아치 무너짐으로 무릎이 아플 수 있다는 영상이 뜨니까 "어? 나 평발일수도?"라는 생각이 확실시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로 일어나서 볼펜을 넣어보며 아치를 확인했다. 공간이 별로 없었다. 내가 평발이라는 진단을 스스로 내리게 됐다. 평소에 발 아치를 신경 쓰고 걷지를 않아서 몰랐는데 심지어 내가 걸을 때 아치 부분이 바닥에 닿으면서 걷고 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그 부분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평발을 형성하는 자세로 아치가 무너지게 걷고 있었던 것이다. 요가블록을 사서 평발 교정 운동을 시작했다. 몇 주 동안 지속했는데 전보단 나은 것 같았지만 굉장히 스트레스받고 힘들어서 내 궁극적인 목적인 하체 근육 발달이 흐려지고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는 기분이라 그만두기로 했다.
문제 해결 성공
스트레스 받을 바에는 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아 잠시 아치 교정 운동을 쉬었다. 그냥 스쿼트와 런지를 포기하고 다른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정말 괜히 스쿼트가 유명한 게 아니다. 무산소 운동 중에 스쿼트만큼 심장이 잘 뛰는 운동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금 스쿼트와 런지에 도전했다. 다만 무릎 아프면 굉장히 스트레스받으니까 아주 조금만 내려가기로 했다. 스티프 데드리프트라는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 운동을 하는 것처럼 엉덩이를 아주 조금만 내리는 것이다. 허벅지 운동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갈망 끝에 낸 생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금만 내려가도 허벅지가 어느 정도 운동이 되고 심지어 그렇게 노력해 봐도 잘 타깃 하기가 어려웠던 엉덩이가 자극이 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내가 나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나 보다. 조금만 내려간다, 강도를 낮춘다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가 사라진 건데, 나는 정말 내가 스쿼트도 못하는 수준일 줄 몰라서 전혀 고려대상에도 들어가지 않은 해결방법이었다. 조금 씁쓸하긴 하지만 나는 스쿼트와 런지를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 앞으로 계속하다 보면 분명히 더 내려가도 무릎이 아프지 않은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이 글이 도움이 될 사람이 꼭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바디를 쟀을 때 심각했던 골격근량도 설명이 됐다. 허벅지에 근육이 많이 저장된다는데 내 허벅지가 심히 부실했던 것이다. 물론 다른데도 부실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번 기회에 허벅지와 하체 근육의 중요성과 내 상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몸으로 직접 체감하게 돼서 감사하다. 만약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스쿼트와 런지를 포기했다면 나중에 당뇨병 같은 질병에 굉장히 취약한 몸이 됐을 것 같아서 소름이 끼친다. 몇 달간 고생한 보람이 있다. 앞으로 꾸준히 운동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