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 vol. 2"는 주인공의 못다 한 복수를 보여주고 마지막 결말까지 담아내 영화를 마무리시킨다. 초반 버드와의 싸움과 버드, 엘 드라이버, 키도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전투들은 정말 흥미로웠으나 이 부분들을 제외하면 기대가 너무 컸던지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이해가 가지 않은 탓이 큰 것 같다. 버드는 빌과의 대화에서 키도는 복수를 할 만하다며 그녀를 이해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진 것처럼 묘사됐는데 그 후에 키도에게 하는 행동들은 전혀 미안함도 없고 농락할 뿐인 게 이해가 안 됐다. 거짓말이 일상인 사람이라는 뜻일까? 빌이 키도에게 한 행동의 이유도 너무 흥미 떨어지는 것이었고 빌 자체의 캐릭터가 너무 매력이 떨어진다. 근데 그런 빌을 좋아하는 키도라는 설정 때문에 키도의 매력도 떨어져 버렸다. 이것들 말고도 그저 의문 투성이인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어떤 부분들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건지 알아보자.
서사를 더하다: 복수와 복수의 여정
"킬 빌: 2권"이 관객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는 그것의 감정적 서사로 추정된다. 주로 액션 중심이었던 첫 번째 영화와 달리, 이 속편은 주인공 여정의 심리적인 측면과 감정적인 측면을 탐구한다. 우마 서먼의 연기는 구원과 복수를 위한 그녀의 탐구로 끌어들이는 원초적인 연약함과 강렬함으로 가득 차 있다.
영화는 베아트릭스의 모성 본능에서 배신감과 복수심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감정들을 탐구한다.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발견한 그녀의 딸 B.B.와의 관계는 이야기에 가슴 아픈 층을 더한다. 이 폭로는 그녀의 임무를 단순한 복수의 추구에서 그녀의 삶을 되찾고 그녀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싸움으로 변화시킨다. 베아트릭스와 B.B. 사이의 장면들은 부드럽고 진심 어린것으로, 그렇지 않으면 폭력적이고 강렬한 영화의 순간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도 본인이 몸 담은 조직이니만큼 얼마나 잔혹한 사람들인지 알았을 텐데 새 삶을 살 수 있다 생각한 게 이해가 안 됐다. 애초에 본인이 킬러인 것부터가 오류라는 생각이 컸다.
또 이 영화는 베아트릭스의 과거를 파헤치며 무술가 파이메이와의 훈련을 폭로한다. 이러한 회상은 그녀의 가공할 기술에 대한 맥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견뎌낸 희생과 고난을 강조한다. 이 배경 이야기 또한 파이메이의 차별적인 발언들이 멍청하다 느껴졌고 훈련 방식 또한 멋있지가 않고 약간 우스워서 몰입이 굉장히 깨졌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감명깊게 봤을 수 있다고 본다.
매력적인 악당들
"킬 빌: 2권"의 성공에 기여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그것의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특히 악당들의 캐릭터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주인공에게 단순한 장애물이 아닌 다차원적인 적대자를 만드는 데 탁월하다. 이 영화에서 데이비드 캐러딘이 연기한 빌은 베아트릭스와의 관계가 서사의 중심이 되는 복잡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빌은 단지 무자비한 악당만이 아니라 그만의 원칙과 감정을 지닌 멘토이자 연인으로 묘사된다. 베아트릭스와의 대화는 철학적 사색과 공유된 과거에 대한 통찰로 가득 차 있어 그의 캐릭터에 깊이를 더한다. 베아트릭스와 빌의 최후의 대결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그들의 관계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가슴 아픈 교류이다. 이 클라이맥스 장면은 육체적 전투에 관한 것만큼이나 감정적 해결에 관한 것이어서 영화 속에서 눈에 띄는 순간이다. 분명 이렇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빌은 그냥 본인밖에 모르는 악당이고 그런 빌을 좋아하는 키도가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는 이런 방향이었을 것 같다.
버드와 엘 드라이버와 같은 다른 등장인물들 또한 상당한 발전을 받는다. 후회와 고독의 삶을 살고 있는 전직 암살자로서의 버드의 묘사는 그의 캐릭터에 비극의 층을 더한다. 분명 초반에는 흥미가 가는 캐릭터였는데 후에 보여주는 모순적인 모습에 개인적으로는 몰입이 깨지게 만든다. 하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이해가 가는 캐릭터일 수 있다. 반면에 엘 드라이버는 처음부터 끝까지 줏대 있는 모습을 보여줘 매력적인 악당임을 시즌 1에 이어 또 한 번 보여줬다.
서사 구조
영화의 매력을 강화하는 또 다른 요소는 타란티노 감독이 비선형적인 서사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다. '킬 빌: 볼. 2'는 플래시백과 비순차적인 타임라인을 사용하여 이야기의 주요 요소들을 서서히 드러내며, 관객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등장인물들의 역사와 동기를 더 깊이 탐구할 수 있게 하여 더 풍부하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의 구조는 각기 다른 장들로 나뉘며, 각각 베아트릭스의 여정의 다양한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이 에피소드 형식은 서사를 다루기 쉽고 매력적인 부분으로 나눌 뿐만 아니라 타란티노가 존경하는 고전 사무라이와 서양 영화의 스토리텔링 스타일을 반영한다. 영화의 서행은 의도적이며, 액션 시퀀스 중에 성찰과 캐릭터 개발의 순간을 허용한다.
대사 중심의 장면들은 긴장감과 기대감을 형성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다. 타란티노의 트레이드마크인 날카롭고 재치 있는 대사가 빛을 발하며 캐릭터와 줄거리를 강화하는 기억에 남는 교류를 제공한다. 이러한 대사 중심의 순간들과 강렬한 액션 장면들의 균형을 맞추는 이 영화의 능력은 관객들을 전개되는 이야기에 계속 투자하게 한다.
마무리
이 영화의 성공은 전형적인 복수 서사를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복수에 관한 것만큼이나 개인적인 서사과 감정적 해결에 관한 여정을 제공하는 능력에 있다. 물론 와닿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킬 빌: 2권"은 액션과 드라마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풍부한 캐릭터 묘사와 복잡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속적인 인상을 남긴다.